06:36:10

팔순쯤 되었을까. 허리가 구부정하신 할머니가 포카리스웨트를 마시고 계신다. 일부러 그걸 골라 사드시고 계시는 걸까, 생수 한 병 고른단걸 실수로 그걸 골라버린 걸까. https://snaptic.com

2010/08/25 12:31 2010/08/25 12:31

16:01:08

온누리교회. 양재동 캠퍼스, 커피숍에서 카라멜라떼와 함께 예배 도강중 https://snaptic.com/m/afqu/CHUCIictJ-g

2010/08/22 18:49 2010/08/22 18:49

22:58:57

갖고싶은 물건은 갖고야 만다. 세상이 어디 모든 것을 쉬이 내주겠느냐마는 그래도 갖고싶은 물건은 설령 갖지 못하게 될지라도 여전히 미련을 가지며 기웃거린다. 그런데, 더욱 어려운 것은 갖고 싶은 사람을 갖는 것이다. 묘하게도, 갖고싶은 사람은 늘 가질 수 없는 거리만치 떨어져 있다.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지고, 포기하고 돌아서면 어느새 그만치 다가와서 안달하게 만든다. 갖고 싶은 사람, 가질 수 없으니 더욱 가지고 싶어진다.
2010/05/19 23:28 2010/05/19 23:28

07:45:35

오랜만에 비오는 출근길이다. 조그만 우산이 흩날려 덤벼오는 빗방울들을 모두 막아줄 수는 없기에 적당히 눅눅해진 내 행색에다, 그런 사람들로 들어찬 전철 안이라 슬며시 풀려나오는 에어컨 바람에도 이 안에는 제법 습하며 후덥지근하다.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라도 주루룩 흘러내릴 것만 같아 꼼짝않고 조용히 평정을 유지한다. 사람들은 청량함을 그리워할테지만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 적당히 땀냄새도 나고 적당히 짜증스러운... 이제 내릴 곳에 거의 다다랐다.

22:04:23

밤 10시, 전철 승강장에는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갈 기다림 속에 있다. 한창인 퇴근시간보다 많은 사람들, 모두들 어디에 있다가 이곳으로 몰려든 것인지. 몸도 마음도 지친 채로 이제서야 퇴근하며 저들과 묻혀가고 있자니 슬쩌기 억울하다.

22:08:46

진종일 비가 내렸다. 따닥이며 보도블럭 위를 튀어오르는 그 모습을 보겠다고 자주 창밖을 기웃거렸다. 퇴근길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서니 비는 이제 제 명을 다했고, 땅바닥엔 종일 아우성이던 빗줄기들의 시체들만 나뒹굴고 있다. 비가 오지 않으니 우산을 펴들 일도 없고 옷이 젖을 일도 없는데 공연히 아쉽다. 시체같은 이 길을 돌아가느니 빗줄기들과 어울려 내가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며 가고 싶었건만...

22:11:56

내가 그를 미워한다고 하여 당신도 그를 멀리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그를 미워함에 당신도 더불어 그를 싫어하는 것으로 내가 기뻐지지는 않습니다. 내 앞이라서 억지로라도 그를 미워하는 척 할 필요도 없어요. 애써주니 고맙지만, 당신은 당신의 감정에 충실하면 되어요.
2010/05/18 08:13 2010/05/18 08:13

20:39:29

나에게 편지를 쓴다) 섬에서, 바람한 결 마주설 벽도 곳에서 노랠 부른다. 한바퀴 휘두르며 목놓아 부르는 노래도 머무르지 않는다. 나에게조차 들리지 않는 노래. 눈물을 흘리며 춤을 춘다. 춤사위 한 풀 한 풀 심장까지 저며내어 토해내는 춤일지라도 보는 이 없어 애처로울리도 없는 춤. 지치고 상한 몸으로 빈 하늘을 덮고 드러누워 편지를 쓴다. 핏줄 엉킨 눈으로 쏘아보는 허공은 눈을 감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만, 질기게 눈을 뜨고 편지를 하늘로 띄워보낸다. 우르르 우르르 거침없이 보내올리는 편지에는 내 어둠이 묻어있고 지난날이 녹아있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 접어보냈다. 그 편지. 내가 받게될터이다. 나밖엔 받을 사람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슬픈 이 편지, 내가 받게될 뿐이라도 고집스레 여태 쓰고 있다.
2010/05/17 20:48 2010/05/17 20:48
이리 얽혀있는 안에서는 이미 스스로 풀어나갈 수 없어요.
엉켜있는 가운데이다 보니 양쪽은 커녕 한쪽 끝도 보이지 않아요.
이제는 밖으로 나와야 해요.
밖에 나와서 나를 보아야 해요.
내가 보여야 비로소 희망도 보일 겁니다.
... Posted from mobile phone
2010/05/16 09:34 2010/05/16 09:34

07:42:27

불편한 사실들이 참으로 많다. 원치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고, 바라지 않던 것들을 끊임없이 맞아들여야 하며, 일그러진 속내를 감추고 얼굴에는 억지 웃음을 내어보여줘야만 하는 그런 현실이다. 밤마다 구토같은 다스림에 스스로 적잖이 탈진해오고 있었거늘, 이제는 그마저도 기운이 사라짐을 느낀다. 힘을 내야 한다. 힘을 내야 한다.

20:50:54

정말 힘든 것은 싸우는 것도, 버티는 것도, 이기는 것도, 누르는 것도,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달리는 것도 아니다. 가만이 있는 것이다. 번잡한 일상으로부터 떨어져나와 누구를 찾아가지도 아니하고, 누가 찾아오지도 아니하는 무중력의 상태로 가만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누구를 향해 악다구니를 쓸 필요도, 큰소리로 떠들며 노래를 부를 이유도 없고, 슬프거든 웃는 낯을 하고 혼자 속으로만 폭포같은 눈물을 쏟아내야만 하는 동굴같은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즐기어야 하리라는 생각은 감상적인 것. 이렇게 미이라 같은 삶이여...

20:59:51

제대로 푸른 하늘, 제대로 초록 잔디, 나무, 제대로 붉은 꽃잎, 제대로 맑은 바람, 제대로 투명한 개울물, 제대로 검은 밤, 제대로 노란 별, 제대로 하얀 달. 봄이다. 제대로 어우러질 나.
2010/05/14 11:54 2010/05/14 11:54

19:53:18

정말 오랜만의 강한 숙취. 이렇게 머리가 아프고 속이 뒤틀리다니, 내 기억이 미치는 과거에서는 이런적이 없었다. 어두워지고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었음에, 그새 그 고통을 잊는다. 어느 훗날엔가는 이처럼 힘든 숙취를 또다시 겪으며 언제 그랬었나를 더듬게 될 날 또다시 올테지.
2010/05/13 21:15 2010/05/13 21:15

10:31:37

한가지이다. 한가지 일로 좌절에 휩싸이고, 한가지 일로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좌절의 한가지 일은 우려대로 실현되고 희망의 한가지 일은 바라고 기다려도 좀체 이뤄지지 않는다.
2010/05/12 13:20 2010/05/12 13:20

07:43:57

계절도 실종되어 간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옷깃을 여미고 제법 두꺼운 옷을 챙겨입고 나서게 하더니만 며칠새 짧은 소매 옷을 입어야 할만큼 더워지고 있다. 따사롭고 훈훈하다던 그 봄은 어디로 간건지... 계절도, 세상도, 나만큼이나 잃어버린 것이 많다.
2010/05/11 18:05 2010/05/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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