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14

그를 놔두고 내가 돌아서왔는데 왜 내가 버려진 느낌인지. 모르는 사람을 가까이에 알고 지내게 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그리 잘 알고 지내던 사람과 모른는 사람처럼 멀어지는건 더더욱 어려운 일. 모르는 사람처럼, 매달리지도 붙잡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비켜가 주는 발걸음. 그야말로 더디고 더디다.

19:58:02

밤하늘을 머리에 이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달이 어디에 있는지 시선을 휘휘 저어 헤집고 다니곤 했다. 달은 변함없이 같은 모습, 같은 곳에 있음을 알지만, 때로는 손톱만치 가늘어져 구석에 배시시 있기도 하고, 때로는 함박 부풀어 외려 나를 찾고 있는 양 둥글디 둥근 관심을 내게 쏟아내고 있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드리워진 안개 뒤로 이웃집 색시마냥 희미한 부끄러움을 들켜버리기도 하고, 그 어떤 때는 무슨 아픔이 있었길래 달아나 숨어버린 때도 있었다. 내가 달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달을 따보겠노라고 두팔을 벌려 담아보려 할 때도 안기지도 않으며, 또 달아나지도 않아 나를 그리 안달하게 만들더니만 끝내는 내가 알아버렸다. 달은 내게만 달이 아니었음을... 모든이의 달이었음을... 그간의 내 감정은 달에게가 아니라 내 스스로에게 가둬 혼자만 억지스레 술렁이고 있었음을... 부끄러운 깨달음에 달만 덩그라니 놔두고 나는, 보이지 않는 배경이 되어버리고 만다. 어둠이 되어버리고 만다.
2010/03/13 06:17 2010/03/13 06:17

07:52:38

지나간다. 그들이 내 시선앞을 끊임없이 지나간다. 눈길 마주칠 수 없는 적당한 위치에서 지나가는 그들을 하나하나 읽어본다. 어떤 사람인지 대략 넘겨짚을만치 드러나는 행색의 사람들도 있고 겉모습으로는 무엇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어 그의 가슴속엔 무엇이 담겨있으며 머리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내가 지나간다. 나를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지나가는걸 신경도 안쓸 수도 있다. 그ㅡ 많은 시선과 공상의 무더기들 사이로 내가 지나가고 있다.

22:34:09

(사소한 어색함) 가방을 놔두고 길을 나섰다. 걷는 내 왼쪽 어깨에는 가방이 늘상 걸려있었고 가방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집밖을 나서면서 옷을 챙겨입고 신발을 신는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방을 매달고 다녔었다. 설령 안에 그다지 절실히 필요한 물건이 들어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가방을 메고 다닌다는 의식도 없이 그냥 다녔었던 내게 가방은 일종의 일체감 있는 것이었다. 어깨에 매는 줄의 고리가 부서진 이후 어깨에 매지 않고 손에 들고 다녀보니 무슨 들기 불편한 짐을 옮기는 것 미냥 거북스럽고 불편했다. 하여, 이번에는 가방을 놓고 어깨에 아무것도 둘러매지 않고 빈손으로 길을 나섰다. 나서기 전부터 짐짓 주저하게 되며 손으로라도 들고 나갈까 고민하며 그리 시간을 적잖이 허비한 이후에야 용기있게 가방을 들지 않고 밖으로 나섰다. 천천히 걸을 때나 신호등을 기다릴 때, 전철에 가만이 앉아있을 때나, 멍하니 상념에 빠져들고자 하는 순간에조차도 없는 가방이 내내 어색하다. 나도 누구에겐가 가방이 되어있을까? 끝내는 이런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평소 드러나지 않아도, 화려한 보석이지 않아도, 말없이 어느 구석에선가 있게되어 적절한 사람. 가방을 하 나 장만해야겠다.

22:37:04

내가 바라본 사람중에 나를 바라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반에 반도 안되겠지... 나를 바라봐준 사람중에 내가 그를 바라본 사람은 또 과연 얼마나 될까. 그역시도 반도 되지 않을 터... 사람들간의 인연이란 그렇게 쉽지 않으니...
2010/03/11 11:49 2010/03/11 11:49

19:32:20

고속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세차게 달리는 길. 시간을 거슬러 무언가를 잡아채려 가는 느낌이어야할 터인데, 시간에 쫓기어 달아나는 느낌만이...
2010/03/10 21:03 2010/03/10 21:03
떠나는 것은
더 좋은 곳을 지향해 떠나는 것도 있겠고
이곳을 지독히도 혐오하여 떠나는 것도 있겠으나,
내가 떠나가고자 함은 그저 떠나가기 위해 떠나가는 것이다.
그것 뿐이다.
2010/03/09 23:14 2010/03/09 23:14

21:47:31

그도 가고 너도 떠나고... 나만 남겨지게 되는구나. 차라리 떠나라떠나라 이곳은 아니다고 얘기해왔건만 정작 다들 떠나가고 나혼자 남겨지는 형국이라니 우습고도 쓸쓸하다. 결국 떠나가는 너는 떠나갈 방법을 알아낸 것일게다만 어처구니 없게도 난 그저 남아있다. 방법을 몰라 못떠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싶다. 휴우~ 여기에 남아, 그리 남아, 또다른이에게 떠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그렇게 남아있어야 하는건가. 그렇게 나 스스로를 묻어가야 하는건가. 오늘도 반쯤 묻혀있는 내 위로 한삽 흙더미같은 하루가 덮여지고야만다. 오늘따라 무겁다...
2010/03/09 04:34 2010/03/09 04:34
인생 뭐 있어? 지르는거야. 한방에 가는거지 뭐.
신중해야 해. 순간의 판단 miss가 모든걸 잃게할 수도 있어.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모험과 단기 성과.
안정과 장기 무변화.
high risk high return.
고민으로만 이미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휴대폰으로 포스팅한 글...
2010/03/07 09:54 2010/03/07 09:54

18:22:02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한다. 실현 가능성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바램들을 머릭속에 빙빙 돌리며 잠시의 성취감에 흐뭇해한다. 꿈같은 일들이 이뤄진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그러데 그런 행운같은 일들이 왜 내게는 다가오지 않는걸까. 가만 생각해보면 찰나찰나 꿈궜던 좀체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지난날의 공상들이 퍽이나 많이도 이뤄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를테면,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든가, 아빠가 된다든가, 집과 자동차를 갖게 된다든가... 이뤄진 꿈들은 쉽게 잊고 여태 실패한 일들은 오래 기억하는 법이다. 설령 그것들조차 잊게된다 할지라도 또다른 터무니없는 공상을 하게 되니 이런 환상은 그s이 없다. 그러면 또 어떤가. 공상의 나래 위에서 머무르는 짧은 순간이라 할지라도 그 때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고 즐거워만 하게 되니 이 작은 즐거움들만 모아모아도 적잖이 행복한 삶 아닐텐가.
2010/03/05 23:44 2010/03/05 23:44
하늘대며 모락거리는 시간 한 잔을 음미하고 있다.
그윽히 바라보며, 따뜻한 체온을 보듬어가며, 기어이 입을 맞추고 말았다.
한번에 아음, 급한 도전을 살짝 물리칠 만큼 교묘히 뜨겁고, 두고서는 멀리하기 아까을만큼 적당히 따뜻하다.
오래시간을 두고 저도 외롭고 나도 고독하고...
그리 식어감에, 그리 시들어감에 우리는 시간 한 잔을 비우고,
그 끈적이는 흔적 위에 사진 한 잔을 남겨놓고 일어선다.
2010/03/04 21:35 2010/03/04 21:35

17:33:04

아무런 감각도 없는 사람처럼, 그리 살아가는게 치열함도 없지만 다치지도 않았었다. 무엇이 옳으냐. 알수가 없다. 오랜세월을 그리 살아왔으니 게속 그리 살아가는게 y할수도 있겠다. 무엇이 옳으냐. 그른것을 알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2010/03/03 21:07 2010/03/03 21:07

18:29:59

이리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꽉메워 분주히 어디론가 움직이는 가운데 유독 나 혼자만 멈추어 서서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다보면 만나게될 것이다. 나도 이 보편적인 사람들처럼 이리저리 분주히 오갈법도 하다만 이리 가만이 기다리다 보면 기어이 만나게될 터이다. 멈추어 있는 것이 기다림을 뜻한다면 애써 뛰어나서는 것보다 옳은 일일지도 모른다. 기다리고 있겠노라.

18:36:57

퇴근길 지하철 플랫폼 의자에 기대어 앞만 주시하고 있자니, 지하철이 괴물처럼 기어들어온다. 멈춰서 문이 열리니 일상의 찌꺼기만 남은듯한 사람들을 우루루 뱉어낸다. 그녀석의 공복이 훤히 보인다. 자, 이제 내가 삼켜질 차례다.
2010/03/02 20:36 2010/03/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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